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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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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最初) ·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

고려는 불교의 나라이자 활자의 나라입니다.

백성 대다수가 불교를 신봉하며 국가와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였으며, 불교의 힘을 빌려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고려 왕조의 불교에 대한 믿음은 수많은 기록과 예술품에 담겨져 오늘날까지 천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하고 위대한 점은 불교의 교리를 소수 귀족만이 향유하고 독점한 것이 아니라 인쇄 기술을 통하여 대중과 함께 공유하고 호흡하였다는 점입니다.
당시로서는 세계 최고의 최첨단 인쇄 기술인 금속활자를 통하여 어느 민족·국가보다 앞서 지식·정보의 민주화를 실현하였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1377년 간행)인『직지심체요절(일명 ‘직지直指’』은 서양에서 인류 문화를 발전시킨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선정한 바 있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활자>(1455년 주조)보다 78년이나 앞선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습니다.

다만,『직지』는 금속활자로 찍은 활자본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고 있을 뿐 금속활자는 남아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직지』를 찍은 활자보다 더 오래된 금속활자는 실물이 존재합니다. 지난 2007년부터 남북 공동조사가 진행되던 개성 만월대 유적지에서 지금까지 모두 8점의 금속활자가 출토됐습니다. 13세기 유물인 청자 접시 속에 박힌 채 발견된 것이어서 『직지』를 찍은 활자보다 최소한 100년 정도 앞선 금속활자로 추정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에 7점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 1점이 보관돼 있지만 남북관계의 단절로 역사적, 고고학적 연구는 중단된 상황입니다.


또 문헌상으로 보면 중국 당나라 승려 현각이 자신의 깨달음을 시로 읊은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尚颂證道歌.증도가)​를 1239년 이전, 그러니까 『직지』보다 최소한 138년, 독일의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 216년 이상 앞서서 금속활자로 찍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다보성갤러리가 보유하고 있는 <증도가자(證道歌字)>가 바로 그 <증도가>를 찍었던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입니다. 2010년 9월 공개 이후, 국내외 학술적.과학적 조사 및 연구.검증 결과 <증도가자>는 고려 시대의 주조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직지』나 독일 <구텐베르크 42행 성서>와는 달리 실물 형태로 남아있어서 당시의 주조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증도가자>가 고려시대의 활자로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보물로 지정할 가치는 없다는 어이없는 결정을 했습니다. 현존하는 <증도가>는 금속활자본을 목판으로 만들어 찍은 본각본이고 금속활자본이 남아있지 않아서, 다보성갤러리의 <증도가자>가 <증도가>를 찍은 활자인지 확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어디서 출토돼 어떻게 소장하게 됐는지 경위도 불명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평가하지 않음으로써,고려시대 활자는 맞지만 보물 지정은 못한다는 모순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잘못된 결정이지만 문화재청이 그 과정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다보성갤러리의 <증도가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민족의 자랑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문화유산인 <증도가자>를 보존하려는 다보성갤러리에 많은 애정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